中의 파격 환대.연대 과시는 긍정 함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방중이후 3개월만에 다시 이번에 전격 방중한 데는 '양측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이런 관측은 북한과 중국간에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런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았다면 지난 26일부터 5일간 있었던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의 의미가 퇴색해진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상호 협력관계의 강화가 절실해진 북한과 중국은 한.미.일의 공조로 인해 수세에 놓인 국면에서 공세로 전환하려면 무엇보다 양국간 굳건한 우의와 연대의 과시가 필요하고 이에는 불협화음의 해소가 선행되야 하기 때문이다.

북중간 불협화음설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5월 6일 방중을 끝내고 베이징을 떠날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6일 저녁 7시30분께 베이징(北京)TV 대극장에서 북한피바다가극단의 '홍루몽'을 관람할 것이 예상됐으나 공동 관람이 불발된데서 비롯됐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특별 전용열차편으로 서둘러 떠났다는 인상이 역력했고 베이징역의 중국측 환송행사도 상대적으로 '허술'한 것으로 지적돼 불협화음설을 부채질 했다.

특별열차 출발 10분전에야 중국 지도자중의 한 명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아우디 차량 3대가 역에 진입했다가 불과 5분만에 나와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헤어졌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언론매체들은 김위원장의 방중을 후주석과의 정상회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의 회담등을 제외한 채 짤막하게 보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불협화음'의 내용으로는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하는데 대해 중국 측이 만족할만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북측의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 1순위로 추정됐다.

김위원장과 후 주석이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한 것으로 발표된 발언만 보면 양측간에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 지도자간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어쩌면 김 위원장은 지난 1983년 6월 베이징에서 덩샤오핑(登小平)에게 '후계자 신고식'을 할 때 덩으로부터 받았던 파격적인 환대를 생각하고 후 주석의 태도와 표현이 미흡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둘러싼 북-중간 이견도 불협화음의 요인이 될 여지를 낳는다.

나름 개혁.개방을 하고 있는데 한.미 등의 비협조로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북한은 지나친 개혁.개방 요구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북한 관계자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북핵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북.중간에는 상당한 이견차가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북한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고 한때 북한을 말썽만 일으키는 존재로 간주했던 중국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에서 파격적으로 환대한 것으로 미뤄 양측간의 이런 앙금은 상당히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서방의 외교소식통은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북한이 아마도 김 위원장의 3개월만의 이번 방중을 먼저 제의했고 중국이 이를 선뜻 응락한 점도 '불협화음의 해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일각에선 북중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