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 "승리 이끌어줘 감사", "들떠서는 안돼"

7.28 재보선에서 승리를 장식한 한나라당 당선자들이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를 찾아 `당선 신고식'을 가졌다.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서 승리한 이재오 당선자를 비롯해 이상권(인천 계양을), 한기호(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당선자 등 3명은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여의도 당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호연(충남 천안을), 윤진식(충북 충주) 당선자 등 충청권 당선자 2명은 지역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재오 당선자 등이 최고위원회의가 시작된 직후인 오전 9시10분께 회의장에 입장하자, 지도부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이들의 `개선'을 반겼다.

한때 친박(친박근혜)계의 좌장이었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 당선자를 와락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안상수 대표는 당선자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축하했다.

당은 이들 당선자를 위해 꽃다발 대신 빨간 장미꽃 한 송이를 마련했다.

안 대표는 이상권, 한기호 당선자의 가슴에 꽃을 달아줬으며, 이재오 당선자에 대한 꽃 증정은 김 원내대표에게 양보했다.

김 원내대표는 "아이고...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며 이재오 당선자에게 꽃을 건네고 나서 다시 한번 세차게 포옹했다.

이어 3명의 당선자는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3성 장군 출신의 한기호 당선자는 "전역한지 한달 반 된 저를 공천한 것은 당으로서 대단한 모험이었을 것"이라며 사의를 표시하고 "앞으로 지역발전과 국회 내 국방업무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3수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이상권 당선자는 "주민 속으로 들어가 대화하는 선거운동을 해보니 소통의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며 "외람되지만 국민과 소통하고 젊은이를 이해하는 정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4선 고지에 오른 이재오 당선자는 "새삼 드릴 말씀은 없지만..."이라며 자세를 낮추면서 "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난제를 풀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당이 되는데 당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 대표가 말을 받아 "(이재오 당선자는) 평당원이니까 대표 말을 들어야 한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중앙당의 이렇다 할 지원없이 `나 홀로 선거운동'을 통해 승리를 거둔 당선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겸허하게 쇄신.화합.소통의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이 국민의 희망과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언제나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이재오 후보의 선거를 진두지휘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이 후보가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좋은 콘셉트를 잡았다.

역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180석을 가진 정당이 된 만큼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2012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재보선 승리의 기분으로 가서는 안된다.

우리가 들떠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이 격려의 투표라면 다음에는 칭찬의 투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