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화수신 거부로 재래식 수단 동원

주한미군이 25~28일 동해 상에서 열리는 한미 연합훈련 계획을 북한에 통지하면서 재래식 통신 수단인 휴대용 확성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을 수행 중인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주한 유엔 사령부가 전날 훈련 계획을 통지하려고 전화를 했으나 북측이 수신을 거부함에 따라 휴전선 부근에서 확성기를 사용, 훈련 계획을 알렸다고 밝혔다.

모렐 대변인은 "상대가 소통을 거절하는 바람에 확성기를 통해 일련의 훈련 계획을 통지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유엔 사령부는 중국.러시아.일본 등 다른 주변국들에도 훈련계획을 통보했다.

주한미군이 주도하는 주한 유엔 사령부는 이번뿐 아니라 과거에도 한미 합동훈련시 상세한 훈련 계획을 북측에 사전 통보해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군사조치의 일환으로 25일부터 28일까지 F-22 전투기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9만7천t급), 아시아 최대수송함 '독도함'(1만4천t급) 등 양국 공중 및 해상전력을 대거 동원,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처럼 대규모 공중.해상 미군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34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이번 훈련을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면서 "남조선 당국은 훈련 강행이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 정세에 미칠 파국적인 후과를 심사숙고해 전쟁연습 계획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