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훈련-한국, 동해훈련-미군전력 위주로 진행"
"21일 '2+2회담'서 확정..美항모 포함 참가규모 확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한 군사조치 일환인 한.미연합훈련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간 세 차례 가량 계획이 연기되면서 미국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천t급)의 참가가 불확실하고 참가전력 규모도 축소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항공모함을 포함한 전력의 규모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군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연합훈련 계획은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양국 외교.국방장관회의인 '2+2회담'에서 확정되고 이달 중으로 실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중국의 반발 등을 감안해 훈련 해역의 선택 등에 있어서는 `미묘한 조율'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군 서해, 미군 동해훈련 주도 = 연합훈련은 서해와 동해에서 진행되며 한국군은 서해훈련을, 미군은 동해훈련을 각각 주도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미 합동훈련에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기로 했다"며 "여러 패키지 훈련 중 일부는 동해에서, 일부는 서해에서 전개되며 조지 워싱턴호는 동해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합참의 한 관계자도 "연합훈련은 동해와 서해에서 모두 진행될 것"이라며 "한국군은 서해훈련을, 미군은 동해훈련을 주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워싱턴호가 동해로 전개되면 항모전단을 구성하는 이지스 구축함과 순양함,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도 항모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미군 전력으로 동해훈련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우리 군 관계자들은 그간 조지 워싱턴호가 서해로 전개되어 훈련에 참가할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이에 미 고위 당국자는 "조지 워싱턴호가 서해에서 훈련할 것이라는 많은 섣부른 추측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조지 워싱턴호가 이미 7~8개월 전에 서해상에서의 대규모 연합훈련에 참여했지만 동해상에서는 한 번도 훈련한 적이 없었다"고 동해훈련 참가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반발 무마..훈련효과 극대화 = 미국이 조지 워싱턴호를 동해로 전개해 동해훈련을 주도하기로 한 것은 중국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이 전략무기인 항공모함을 동원해 서해에서 훈련하는 것에 대해 '군사적 자존심' 차원에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고, 이번 훈련이 '대북 군사조치'라는 성격이 뚜렷하기 때문에 새로운 군사적 긴장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항모 전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미는 중국의 이런 반발을 의식해 한국군은 서해훈련을, 미군은 동해훈련을 주도하는 것으로 양분화하는 묘안을 짜 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양국의 핵심 전력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동해와 서해에서 훈련이 이뤄져 그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은 연합훈련계획을 결정하는 데 특정국가의 외교적 압력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훈련 위치(장소)에 대한 결정은 군사전문가들이 판단하지 제3국의 항의에 의해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합동훈련의 틀을 결정하는데 중국의 자문을 받았거나 외교적 압력의 영향을 받았다는 가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양한 공개.비공개훈련..참가규모 확대 = 한.미는 동해와 서해에서 공개, 비공개로 다양한 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동해와 서해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훈련은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투입 전력도 차별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고위 당국자는 "이번 합동훈련계획은 여러 종류의 합동훈련들로 구성될 것이며 대부분은 해상훈련이 될 것"이라며 "이번 훈련에 포함되는 훈련들이 같은 시기에 동시에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며, 발표하지 않고 실시되는 합동훈련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훈련들은 서해에서, 또 다른 일부는 동해에서 이뤄질 것이며, 각각의 훈련들은 다른 시나리오를 갖고 있고 장소, 투입 전력, 역량들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7함대는 니미츠급 항모인 조지 워싱턴호를 포함한 8천~9천t급 순양함(카우펜스, 샤일로 등), 알레이버크급(7천~8천t급) 이지스 구축함(존 메케인 등), 상륙지원함(4천~1만5천t급), 버지니아급(7천~1만t급) 핵잠수함(휴스턴, 버팔로) 등의 전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일부는 일본 사세보와 괌기지에 배치되어 있다.

우리 군은 한국형 구축함(4천500t급.KDX-Ⅱ)과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F-15K 전투기 등 핵심 전력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훈련은 해상기동과 해상사격, 대잠수함 훈련 등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대잠수함 훈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에서 북한군의 특수작전부대 침투를 저지하기 위한 특수작전훈련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잠수함 및 특수작전훈련은 성격상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해상기동과 해상사격 훈련은 공개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광범위한 전력이 참여하며 연례적으로 진행돼오던 을지포커스(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등 통상 훈련 규모보다 늘려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2회담'서 합의..이달내 첫 훈련 가능 = 일련의 연합훈련 시기와 참가전력 규모 등은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릴 '2+2회담'에서 확정된다.

미 고위 당국자는 "오는 21일 서울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에서 한미훈련계획이 결정되는 대로 훈련이 개시될 것"이라며 "조지 워싱턴호가 참여하는 수일동안의 해상훈련이 일련의 훈련들의 첫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합참 관계자도 "연합훈련의 목적과 성격상 '2+2회담'에서 구체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훈련은 이 회담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미 항모전단이 2~3일이면 동해상에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달 마지막 주에도 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