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휘어진 절단면..외부폭발 확실시

민.군 합동조사단이 북한의 중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으로 발표한 천안함이 언론에 그 처참한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군 당국의 안내 속에 19일 현장 공개된 천안함은 처참한 절단면이 밖에서 안으로 휘어진 점만으로도 침몰원인이 외부폭발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절단면 좌측의 변형이 더 심하고 아래에서 위로 감겨 있어 수중 폭발이 천안함 좌측 선저 아래에서 있었음을 보여준다.

합동조사단은 현장공개 자리에서 침몰 당시 백령도 근무 초병이 100m 정도의 물줄기를 관측했다고 공식 확인했고, 연돌에서 산화알루미늄 결정체가 발견된 것도 어뢰 폭발의 증거라고 제시했다.

선저에 위치한 소나 돔(수중 음향탐지기 덮개)의 상태가 양호하고 배 바닥에 찢어진 자국이 없는 것으로 볼 때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약 100m의 백색 섬광기둥 관측"
민.군 합동조사단의 선체구조관리 분과위원장인 박정수 해군 준장은 천안함을 언론에 공개한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 당시 백령도에서 근무하는 초병이 약 100m의 백색 섬광기둥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초병이 물기둥을 봤다는 초기 진술을 합조단이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천안함이 어뢰폭발에 의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났음을 확인한 것이다.

박 준장은 "수중 폭발은 1차로 선저에 충격파(아래에서 위로)를 전달하는데 여기서 접시 모양처럼 볼록 휘어지는 현상이 생기고 수축되면서 2배 정도의 압력이 반대 방향으로 작용해 배가 찢어졌다"며 "이어 곧바로 강한 물줄기가 솟으면서 3차 충격이 가해져 파공없이 완전 절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중 폭발이 있다고 선저 곳곳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선체 좌현 바닥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내부 전선이 끊어진 것도 물줄기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크루 암초 충돌없어"
박 준장은 "수중 폭발은 좌현 쪽 선저 3~5m 수중에서 있었고 배 정중앙에서 함수 쪽으로 3m 정도 앞쪽이었다"며 "좌현의 측면이 돼지꼬리 모양으로 아래에서 위로 감겨 있는 것은 선저 좌현 쪽에서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크루 암초 충돌설과 관련, "스크루에 긁힌 흔적이 없는 것을 볼 때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스크루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은 인양 당시 바지선과 충돌했기 때문으로 당시 증거사진을 찍어뒀다"고 말했다.

박 준장은 "소나돔의 상태가 양호한 것을 볼 때 암초에 의한 좌초는 가능성이 없다"며 "좌초됐다면 선저에 찢어진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지난 10일 천안함 침몰원인 관련 설명자료에서도 "일각에선 아직도 '좌초설' 또는 '좌초 후 충돌설'을 주장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함미와 선저에 좌초 때 나타나는 긁힘 현상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합조단은 오른쪽 스크루의 변형이 있는 것은 수중폭발로 압력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돌서 산화알루미늄 결정체 발견"
합조단은 천안함 연돌 측면에서 검출한 산화알루미늄 결정체와 알루미늄 파우더는 어뢰에 의한 외부폭발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연돌 측면에서 산화알루미늄 결정체가 발견됐는데 그것이 폭발의 증거"라며 "산화알루미늄은 안정적이어서 물에 안 녹고 연돌에 흡착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뢰의 20% 정도는 알루미늄 파우더로 구성되는데 이는 버블제트 효과를 내는데 쓰인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최근 천안함 연돌과 해저 모래에서 어뢰 탄두에 사용되는 화약성분인 RDX도 검출한 바 있다.

한편, 국방부는 당초 천안함 선체와 절단면 전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작 현장에선 선체 우현만 공개하고 절단면도 5m 정도 떨어진 위치에 포토라인을 설치하는 등 기자들의 접근에 제한을 뒀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