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국 정상이 모인다. 상당수는 원자력 수출 잠재 고객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의의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이렇게 말했다. 회의 참석 47개국 중 20개국이 원자력 발전소 추가 또는 신규 건설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이런 나라들에 한국의 원전 기술과 안전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원전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 47시간 머무르는 동안 원전 간접 세일즈를 비롯해 세 가지 점에 포인트를 둔다는 방침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게 1차 목표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직접 원전 세일즈를 하기는 힘들다. 다만 한국 원전 기술의 우수성을 집중 부각시키면 자연스레 간접 세일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대통령은 13일 정상회의 1,2차 세션을 통해 1978년 고리 1호기 첫 가동 이후 현재 총 20기를 운영하는 세계 5위 원전 국가로서 한 차례도 큰 사고를 경험하지 않은 '모범 원전 강국'이라는 점을 집중 강조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한 · 미 간 전통적 안보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슈인 핵 문제에서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치에 이어 핵안보 문제에서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아젠다를 제시함으로써 '안보 글로벌 리더십'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G20 의장국으로서 뿐만 아니라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역할을 함으로써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는 정상회의 1차 세션에서 두 시간가량 나란히 앉아 주요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워싱턴=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