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15일 `김대중(DJ) 정신' 계승을 내세워 평화민주당(가칭) 창당을 선언, 호남을 기반으로 한 `친(親) DJ 신당'이 현실화됐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마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민주당은 민주개혁세력의 본류를 배제한 채 `도로 열린우리당'이 돼버려 한국야당의 정통성을 대변할 자격이 없어졌다"며 "소외당한 민주개혁세력에 문호를 개방, 중도개혁정당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민당은 서울.인천.경기와 광주, 전남.북 등 6개 시도지부를 창설하며, 내달 8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6월 지방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할 예정이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세운 국민참여당에 이어 한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면서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야권 분열'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평민당이 호남에서 파괴력을 지닐지는 미지수다.

지난 13일 권노갑 김옥두 이훈평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4명이 가진 회동에서도 논란 끝에 김경재 한영애 최재승 전 의원 정도만 신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당장 한 전 대표와 함께 동교동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한광옥 상임고문은 성명을 내고 "막중한 시기에 일부 인사가 분열적인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DJ의 최측근이었던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한 토론회에서 "우리는 분열해서 실패했고 통합해서 승리했다.

이것이 진정한 김대중.노무현 정신"이라며 가세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말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야기하고 민주개혁세력을 팔고 있지만 명분으로 보나 참여 세력의 면면으로 보나 국민적 관심을 끌기에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며 평가절하했다.

이러한 가운데 평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당선자들을 흡수할 경우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한 소수당으로 생존할 수는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신당을 준비중인 심대평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의 연대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과의 연합 공천과 관련,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으나 향후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영입과 관련해서는 "우리야 열려있지만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타진해본 적이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공개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뜻있는 분들이 오가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여지를 뒀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정은 기자 hanksong@yna.co.kr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