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허용 가능성 커..이달 중순이후 성사될 듯

미국은 학계 초청으로 추진되고 있는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방미를 허용하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해 '확실한 약속(commitment)'를 할 것을 중국과 뉴욕채널을 통해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정세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4일 "미국은 6자회담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북.미 추가접촉을 갖는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6자회담 복귀를 확약한다면 이를 계기로 6자회담에 앞서 북.미 추가대화를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최근 김계관 부상의 방미 허용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접촉, 구체적으로 김 부상의 방미와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입장 표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이해하기로는 단지 접촉을 위한 접촉은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3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김 부상은 3월초 미국 학술단체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런 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회장 에번스 리비어)는 김 부상과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등을 이달중 미국에서 열리는 학술행사에 초청하기로 하고 미 국무부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상에게 비자를 발급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들(inquiries)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나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메시지가 올 경우 김 부상의 방미를 허용하고 학술단체로 하여금 비자신청 절차를 밟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미 추가접촉의 시기는 학술행사 준비절차 등을 감안할 때 이달 중.하순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부상은 뉴욕 등지에서 열리는 학술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특사와 연쇄적으로 만나 북.미 추가대화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부상의 방미는 작년 스티븐 보즈워스 방북에 따른 답방의 형식인데다 학술단체의 초청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울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약속이 분명하게 나와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김계관 부상의 방미가 추진되는 과정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전격 방중해 6자회담 복귀를 천명하면 일이 매우 수월해질 수 있다"면서 "상황이 매우 가변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본토에서 북.미대화를 갖는 형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6자회담 재개 직전에 베이징 또는 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 북.미 추가대화를 가질 가능성도 여전히 상정돼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유현민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