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와 교육과학기술위원회(교과위)에서 자중지란에 빠졌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두 상임위에서 민주당 의원들 간 감정싸움이 심화되고 있다.

환노위가 추미애 위원장의 지난해 말 노조법 일방처리 문제로 장기파행되고 있고 교과위에서는 소속 의원들 간 싸움으로 상임위 교체를 요구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환노위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24일 "문제를 풀어야 할 위원장이 노조법 일방처리에 대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여야 간 불신의 골만 깊게 만들고 있다"며 "여야 간사협의가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개최하는 건 절차적 정당성도 없고 민주주의의 기본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추 위원장의 일방 개회에 반발,상임위에 불참함에 따라 환노위는 이틀째 반쪽 회의로 전락했다. 추 위원장은 "의사일정 협의가 안 됐더라도 공청회나 업무보고 등 최소한의 활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도 야당 참석 없는 법안심사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고용보험법 퇴직연금법 개정안 등 처리가 시급한 법안의 장기표류마저 우려된다.

민주당 환노위 의원들과 추 위원장 간 감정의 골은 갈수록 깊어가는 모양새다. 노조법 처리 이후 2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접촉을 갖지 않았다.

23일 이강래 원내대표의 만류로 추 위원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연기됐지만 김상희 의원은 "추 위원장과 더 이상 같은 상임위에서 일할 수 없다"고 지도부에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서로 감정이 틀어질 대로 틀어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교과위도 교육의원 선거방식을 둘러싼 민주당 의원들 간 감정싸움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교육의원을 올해에 한해 직선으로 뽑고 폐지하는 일몰제가 지난주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이 과정에서 최재성 의원이 한나라당 교과위 의원들과 손잡고 정당비례제를 추진했던 사태에 대한 책임공방이 거세다. 최근 의총에서 이종걸 교과위 위원장과 최 의원 간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갈 정도였다.

교과위 간사를 맡고 있는 안민석 의원은 최 의원을 교과위에서 빼줄 것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안 의원은 "최 의원이 당론을 거스르고 자기정치를 했다"고 비난했다.

김형호/민지혜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