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기강 점검, 내부 보고체계 미흡 지적

정운찬 국무총리가 총리 취임 5개월을 일주일 앞둔 22일 총리실 내부 기강 점검에 나섰다.

그동안 세종시, 용산참사 등 굵직한 정치.사회 현안 해결에 앞장섰던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공교육 강화, 일자리 창출 등 미래 과제에 매진하기 위한 기강다지기 차원이었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모두가 관성과 타성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하면서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꾸도록 하자"고 말했다.

정 총리는 먼저 "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자 한다"며 헌법86조(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가 자신에게 부여한 총리의 임무와 역할을 돌이켰다.

그는 우선 `대통령 보좌'와 관련, "세종시와 같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될 사안에 먼저 문제 제기를 하고 행정부 차원의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용산참사와 같이 사회 갈등이 표출된 현안은 사회통합이라는 큰 시각에서 해결 노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제고에 초석이 될 양질의 일자리 창출, 교육 과제 등을 어젠다로 설정해 정부 정책과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우리 아이를 책임져주는 좋은 학교 만들기, 사교육 없이 원하는 학교 갈 수 있기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정 총리는 `행정부처 통할'에 언급, "국정현안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묘를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총리실이 주관하는 각종 회의와 위원회의 내실있는 운영을 강조했다.

"과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지, 회의를 위한 회의를 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하고 불필요한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며 실국장들에게 개선을 주문한 것.
정 총리는 또한 "수개월간 느낀 것인데, 내부 보고 체계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총리 일정시 내부 보고를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고(故) 이용삼 의원 조문 결례나 세종시 문제로 단식중이던 양승조 의원을 만찬회동에 초청하는 등 내부기강 해이에서 빚어진 실수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아울러 무려 4개월간 적임자를 물색한 끝에 이날 임명한 김유환 정무실장에게 정무기능 강화를 주문하는 동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풀이된다.

국정원 출신의 김 실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친박(친박근혜) 진영으로부터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한 `최태민 목사 파일'을 유포한 인물로 의심받은 바 있으며, 이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과 견제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표 관련 파일과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총리를 잘 보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