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S "미얀마 구입 핵물품 최종구매자 北일수도"

북한과 미얀마의 핵 커넥션 의혹과 관련, 북한이 미얀마의 핵개발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추측과 달리 오히려 미얀마가 북한 핵무기 개발을 위한 해외기지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핵군축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28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북한.미얀마 군사협력의 다른 목적은 미얀마가 북한의 원심분리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위한 부품 운송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ISIS는 "불법적인 핵관련 물품 조달을 위한 북한. 미얀마간 협력 목적이 미얀마의 핵무기 및 미사일 역량 개발을 북한이 돕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미얀마가 북한을 지원하고 있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북한의 미얀마 활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양국의 핵커넥션 의혹이 부상하면서 과거 시리아 원전 건설을 비밀 지원했던 북한이 미얀마의 핵설비 건설을 물밑 지원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됐지만, 거꾸로 북한이 자체 핵개발 프로그램을 위해 미얀마를 활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ISIS를 비롯, 미국의 핵관련 싱크탱크들은 일반적으로 북한의 무역회사 `남촌강'이 미얀마와의 협력에 연루됨으로써 북한의 미얀마 핵시설 지원설을 제기해왔다.

남촌강 무역회사는 북한 원자력총국 산하 기업으로 핵 관련 장비를 조달하는 업체로 유엔안보리 제재대상이다.

ISIS는 "그러나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구 언론보도나 미얀마 망명자들의 증언을 통해 제기된 신고되지 않은 미얀마 핵시설 건설 주장은 확증되지 않았고, 북한이 원자로 등 핵설비를 미얀마에 공급했다는 구체적 증거도 아직 없다"며 "추후 보다 세밀한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ISIS는 그러면서 "양국의 핵무기 및 미사일 부품 조달협력은 이뤄지고 있으며, 비록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자신들이 사용하기 위해 미얀마에 민감한 설비들을 구축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정보당국자들도 미얀마가 지난 2006, 2007년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컴퓨터 통제 초정밀 장비를 해외 에서 구입했을 때 미얀마가 이 부품의 최종 사용자가 아니라 북한이 숨겨진 배후의 구매자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고 ISIS는 전했다.

ISIS는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미얀마내에 군사용 시설을 배치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며 "미얀마가 북한에 비해 이런 첨단 시설을 운용할 인력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굳이 미얀마에 이 같은 시설을 구축했겠느냐는 반론도 있지만, 이러한 방향의 양국 핵협력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ISIS는 이어 "이 같은 양국 핵 커넥션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미얀마의 핵관련 투명성을 더욱 제고하고, 미얀마가 북한의 핵 및 군사용 부품 구입을 돕지 못하도록 유엔안보리 1874 제재 결의 이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