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넘지않는 포사격…대화 겨냥 단순시위?
북한군이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해안포를 발사했다. 북한군은 28일 오전 8시10분과 오후 2시께 서해 연평도 인근 NLL 북한 쪽 해상으로 해안포 10발 내외를 쏜 것으로 합참은 추정하고 있다.

포탄이 떨어진 곳은 NLL과 다소 떨어진 북한 쪽 해상이다. 사격의 빈도도 예년 동계훈련 수준과 비슷하다. 북한은 작년 초에도 동계훈련 중에 연평도 북쪽에 있는 북한의 대수압도 해상으로 100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우리 군은 돌발사태 발생에 대비,NLL 인근과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춰 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이 가시화할 경우 한 · 미 합동군사 전력을 총동원,초기에 이를 무력화할 방침이다. 정보 취득 능력,무기체계,화력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 후 북한의 이중플레이가 부쩍 늘어났다. 한쪽에서는 대화를 주장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도발을 하는 식이다. 북한이 100여발의 포사격을 한 27일,판문점에서는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북한과 유엔사 간 실무회담이 열렸다. 북측은 이날 "북조선에 8000여구의 미군 유해가 있다. 다음 달 또 만나 발굴에 대해 얘기하자"며 회담 내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 14일 금강산 ·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의한데 이어 15일에는 옥수수 1만t을 갑자기 받겠다고 했다. 불과 두 시간 뒤에 국방위원회는 대남 '보복 성전'을 선언했다.

북측이 초강경 태도로 돌아서면서 정부는 19~20일 열릴 예정이던 해외 공동시찰 평가회의가 무산될 것으로 관측했으나 북측은 이날 회의에 참석,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내달 1일 실무회담을 다시 갖자고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이중플레이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북한이 남측과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투 트랙' 전술이라는 해석과 함께 김 위원장의 군부 장악력 약화라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방위원회(군부)와 통일전선부(대남부서) 사이에 일종의 노선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김양건 통전부장이 국방위원회 소속인 것을 감안하면 고도의 전술인지,아니면 부처 간 조율이 아예 안 되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쇠약해지자 군부 강경세력들이 최근 대남 · 대미 대화 분위기에 반발하는 조짐을 보이는 것 같다"며 "지난 15일 국방위원회 성명과 이번 서해 NLL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리영호 총참모장과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철/장성호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