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실천가능한 정책 먼저 만들어야"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50조원 가까운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는 우리 국민의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SOC(사회간접자본).지역경제 분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수주국이) 프랑스로 이미 결정돼 외교장관을 통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결과는) 역전됐고, 그것이 국민들의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원자력을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원전은 기업 대 기업이 아니고 정부 대 정부 전략이기 때문에 정부도 세계 진출을 체계적으로 하도록 체질을 갖출 것"이라며 "원자력 산업은 많은 산업 가운데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올해 경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한 것은 온 국민의 `합심'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위기 속에서 어려웠고 부정적 측면이 있었지만, 원천적 줄기는 합심이었다"면서 "모든 분야가 합심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위상을 높였고 신뢰를 높였다"며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토론에서 "환경과 관련된 업무는 기후 변화에 관련된 대비가 아주 중요하게 됐다"면서 "21세기는 자연과 함께 경제가 성장해야 할 시기다.

그리고 자연과 경제가 함께 가야한다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녹색성장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계속 강조하고 이야기를 해도 효과가 없는 것은 혹시 안 되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가격으로 환산하면 18조원이다.

그렇게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노력했는데도 2012년이 되면 25조원으로 늘어난다고 한다"면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왜 안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실천 가능한 정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를 절약하라면 아직도 플러그를 뽑아놓고 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책상 깊숙한 곳에 플러그를 뽑아놓고 갈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대통령이 이런 말까지 하기는 그렇지만, 플러그를 쉽게 뽑을 수 있는 곳에 (콘센트를) 만들어놓고 그렇게 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주택 건설하는 업자들이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전원 차단하는 설비같은 것, 복잡한 것도 아닌데 그런 것을 설치하고 절약하라고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당위성만 강조하지 말고 실천 가능한 정책을 만들어 국민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4대강 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안경수 인천대 총장은 "4대강 공사 진행 과정에서도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허천 의원은 "졸속 추진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각종 비리에 대해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문영 현대건설 전무는 "(4대강) 사업 추진 주체가 너무 분산돼 있다"면서 시공사가 공사에만 전념할 수 있고 공사관리가 일원화될 수 있도록 공사관리를 총괄하는 정부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1월 안에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현장계좌 개설을 통해 공사대금을 현장 지급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중 한국주택협회장은 "4대강 수변 공간의 난개발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관련 규제의 합리적 완화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오늘내일 4대강 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니 지식인들이 국회에 압력을 넣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