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4일 중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무단 입북한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씨(사진)의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29일 "12월24일 미국 사람 한 명이 조 · 중 국경지역을 통해 불법 입국,억류됐으며 현재 해당 기관에서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나 '억류된 미국인'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향후 박씨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통신이 박씨의 입북을 '불법입국'으로 규정한 점에서 지난 3월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취재 중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2명과 비슷한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관계기관의 조사를 거쳐 재판을 받은 뒤 미국 정부와의 양자 협의를 통해 적당한 시점에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또 박씨가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부분을 직접 문제삼고 있어 북한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박씨는 지난 23일 서울에서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하며 북한에 억류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구해주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부담스러운 밀입북자를 처리해온 관행대로 박씨를 일단 조사한 뒤 중국으로 강제 추방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