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북 닷새만에 발표..대미협상 활용 가능성 제기

북한이 지난 24일 중국에서 두만강을 건너 무단 입북한 재미교포 대북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씨의 억류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중앙통신은 "12월 24일 미국 사람 한 명이 조중 국경지역을 통하여 불법 입국해 억류됐으며 현재 해당 기관에서 조사중에 있다"고 29일 밝혔다.

중앙통신은 그러나 `억류중인 미국사람'의 이름 등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박씨의 억류 사실을 확인한 것은 입북 닷새만인데, 지난 3월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억류했을 때는 나흘만에 이번과 동일한 형식으로 확인했다.

북한이 박씨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온다.

먼저 중앙통신이 박씨의 입북을 `불법입국'으로 규정한 점에 주목, 미국인 여기자 2명과 비슷한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북한 관계기관의 조사를 거쳐 재판을 받은 뒤 미국 정부와의 양자 협의를 통해 상호 관계개선을 도모하다 적당한 시점에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박씨가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부분을 직접 문제삼고 있어, 북한법에 따라 더 엄중히 처벌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박씨는 지난 23일 서울에서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으로 북한에 들어가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하며 북한에 억류되더라도 미국 정부가 구해주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부담스러운 밀입북자를 처리해온 관행대로 박씨를 일단 조사한 뒤 중국으로 강제 추방할 수도 있으나 가능성은 낮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