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비서관회의.."준예산 편성 등 만반 준비"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검찰과 경찰, 그리고 국세청 등의 연고지 근무와 1년 순환배치제에 대해 제도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히고 "지금처럼 연고지인 고향으로 내려가서 1년 단위로 근무해서는 지역 현황을 다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토착비리 척결이라는 개혁과제를 손도 대지 못하고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지난 23일 법무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토착비리 근절 의지를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향후 사정당국의 강력한 대책과 함께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의 근무제도 개선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국회의 내년도 예산처리 지연에 언급, "2010년도 예산안이 반드시 연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여당은 최선을 다해달라"면서 "정부도 준예산을 포함해 어떤 경우에도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특히 "내년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서민과 약자층일 것"이라며 "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온세계가 지금 국격을 높이려는 한국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국회도 예산안 처리가 내년으로 넘어가서 준예산 등 역사에 없는 일이 벌어지고 서민들이 어려워질 것에 대한 고민과 고려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대변인은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는 오후 4시부터 3시간가량 진행됐다"면서 "검찰, 경찰, 국세청의 근무제도에 대해서는 근원적인 점검 차원에서 개선책 마련에 착수할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 개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으로 외부에서 보는 한국의 이미지는 제고되고 있으나 정작 우리 내부에서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풍토가 정착되지 않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