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정치 뉴스메이커] (3)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필마단기'서 거대여당 대표로…'격식파괴'주도
젊은 리더십 평가…화합·소통 과제로
특히 그는 취임 이후 대중적 인지도를 앞세워 시장 · 중소기업 등을 찾으면서 당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윤선 대변인은 "정 대표를 따라다니다보면 하루종일 쉴 새가 없다"면서도 "당직자들이 피곤할 때도 많지만 너무나 열정적이고 진솔한 대표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확실히 '격식파괴'는 정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다. 대표가 되자마자 대표실의 소파를 치우고 원탁을 가져다 놓으면서 토론문화를 주창했다. 의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약속을 잡다보니 벌써 대부분의 의원들과 2~3차례씩 식사를 함께할 정도로 부지런한 성격도 그의 강점이다. 초기 당직을 제의받은 한 초선의원은 "새벽잠이 많은데 '얼리 버드'인 정 대표 일정을 도저히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 거절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정 대표에게는 자신만의 색깔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다닌다. 지난 16일엔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을 제의했다가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해 "정치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아직 4개월도 채우지 못한 '정몽준 체제'를 두고 대다수 의원들은 "다듬어 지지 않은 리베로""여전히 검증 중"이라고 평가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중진의원은 "친이 주류가 아니면서 그렇다고 친박도 아닌,그야말로 '정몽준식 정치'를 하려는 과정"이라면서 "하지만 아직은 날생선 그대로 라이브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 측에선 "고장난명(孤掌難鳴,한 손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종시 등 굵직한 쟁점마다 친이 · 친박계로 갈린 상황에서 정 대표의 공간 찾기가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15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한나라당은 화합과 소통이 안 된다"고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계파 벽이 높고 답답하다는 얘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