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어 칸 박사는 북한이 2002년 무렵 우라늄을 소규모로 농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북한에 핵무기 제조기술을 전수해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칸 박사의 미공개 진술을 인용,“북한은 2002년 무렵 아마도 3000개나 3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로 우랴늄을 소량 농축하고 있었으며 농축에 필요한 가스 제조공장도 건설했다”고 보도했다.칸 박사는 파키스탄이 북한에 6년동안 핵심 장비와 설계도,기술자문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칸 박사는 이어 “1999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북한측이 세개의 완성된 핵탄두 부품이 들어있는 상자들을 보여줬다”면서 “1시간안에 미사일에 장착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미국 관계자들은 칸 박사의 주장이 맞는다면 북한은 기존에 추정된 것보다 정교하고 훨씬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06년10월 1차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은 지난 9월 우랴늄 농축 최종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방북 직후 “앞으로 미·북 양자대화에서 우라늄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분명히 (북한측)에 밝혔다”고 미 관계자들이 전했다.이에 대해 한성렬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봄 이전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존재했고 칸 박사와 이를 협의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그는 “우리는 미국의 호전성이 극도로 높아진 지난 4월 이후에야 핵 억제 수단으로 그런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말했다.워싱턴에 있는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도 칸 박사의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칸 박사는 파키스탄에서 핵무기 개발의 아버지로 불린다.현재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그는 연금을 풀지 않으면 민감한 정보들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