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전날 탐색전에 이어 24일 4대강 예산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역시 무위에 그쳤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의원 등 양당의 협상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세번째 만남을 갖고 1시간에 걸쳐 이견 좁히기에 나섰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오히려 전날보다 높았다.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간 극명한 입장차는 "오늘중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두 협상대표의 의지를 뛰어넘었다.

회담장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참석했던 김 의장이 입장하자 "청와대에서 보따리를 갖고 왔는지 먼저 말하라"며 압박했다.

이에 김 의장은 "청와대를 또 얘기하는데, 수차례 말했지만 우리 당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라며 "아직도 당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는다고 하느냐. 세월이 바뀌었다"며 맞받았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전날 회담에서 제시된 상대당의 `협상안'에 대한 검토결과를 꺼내놓았다.

핵심은 민주당이 주장한 4대강에 설치될 보의 개수와 규모, 준설량의 하향 조정에 관한 것이었다.

김 의장은 "국토해양부 및 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민주당의 주장을 검토한 결과 수량, 유속 등을 정확히 고려한 것이므로 (보와 준설을) 바꾸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나라당은 보의 개수, 준설량은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으면서 "4대강이 대운하로 가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그만하고 총사업비 삭감에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난 12월 국무총리실과 국토해양부가 공개한 자료를 제시하며 김 의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대운하를 위해 수심이 6m가 돼야 하는데 낙동강의 평균수심은 7.4m이며, 대운하를 위해 (보의 높이가) 5.1m가 필요한데 보의 높이는 거의 5.1m를 넘는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라며 "열린 마음으로 양보할 수 있다는 자세가 아니면 협상이 되지 않는다"며 양보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협상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으며, 이들은 "이 시점에서 별도로 발표할 사항은 없다.

오후에 다시 만나겠다"는 짤막한 브리핑만 한 채 등을 돌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