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고민..국가경쟁력때문에 추진"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세종시)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대전.충남지역 유력 인사 40여명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총리가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총리는 지시를 받고 하는 것이니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를 수정하는데 대해 왜 굳이 욕을 먹으면서 그런 일을 벌이느냐고 충고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이 문제는 나에게 정치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경쟁력 때문에 추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좋은 것도 의미가 있지만 미래에도 계속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안타까운 것은 특별히 보상을 적게 받은 분들이 어렵다는 사실이다.

대안이 마련되면 그분들과 자녀들의 일자리를 포함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려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실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도민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정치적 판단에 따라 충청도민들이 상처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처음으로 비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도 선거때까지는 정치적으로 발언했으나 그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끄럽더라.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생각했다"며 "선거 때를 생각하면 사실 할 말이 없다.

그런 미안함이 있기때문에 더 정성껏 대안을 마련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년 이상 고민을 했다.

잠자기 전에는 '에이, 뭐 좋은 게 좋은 거다.

다음 대통령 때 할 꺼니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자고 나면 국민들이 적당히 하라고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줬을까 생각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지역적 편견이 전혀 없다.

호남이든, 영남이든, 충청권이든 정말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 주민들을 위해 뭔가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며 "나눠먹기 식이 아니고 잘하는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강태봉 충남도의회 의장 등 지역 인사들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청와대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두우 메시지기획관, 박선규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