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3자 회동을 갖기로 함에 따라 꽉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대화의 물꼬가 트이자 4대강 예산 삭감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로 난항을 거듭해온 예산조정소위(계수조정소위) 구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말까지 불과 보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우려까지 나오는 등 비난여론이 비등한 것도 여야의 타협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여야 모두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등 대화를 통한 해결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6일 최고 · 중진 연석회의에서 야당의 계수조정소위 참석을 전제로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소위에서 그런 부분에 대해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대통령과 싸우기 위한 반대는 안 할 것"이라며 "4대강 예산문제는 토론과 협상을 통해 풀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15일 비공개 오찬회동을 통해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계수조정소위 구성 강행을,민주당은 물리적 저지를 주장하던 전날 상황에 비하면 하루 사이에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전원사퇴로 파행을 겪었던 교과위 사태도 안 원내대표의 사퇴 반려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돼 국회 정상화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정훈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안 원내대표가 교과위 법안과 예산 등을 원만히 심사하도록 이 민주 원내대표와 합의했다는 점을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에게 설명했다"면서 "안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교과위원들이 제출한 사퇴서를 반려했다"고 전했다.

물론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대 쟁점인 4대강 예산삭감 문제에서 한나라당은 계수소위 구성 후 논의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민주당은 여전히 ?u수자원공사 이자지원분 800억원 전액 삭감 ?u수공의 4대강 사업 불참 ?u국토해양부 4대강 예산 1조원 수준으로 삭감 ?u4대강 사업 공사기간 5년으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이 같은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절충안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권이 얼마나 양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다.

구동회/민지혜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