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평화사절 왕가리 마타이 임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이 난기류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14일(현지시간)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협상 타결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상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현지로 떠나기 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촉박하다.

허세를 떨거나 남을 비난할 여유가 없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만약 모든 협상을 정상들이 해결하도록 막판까지 남겨 놓는다면 협상은 약해지거나 아무런 결과도 도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이는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펜하겐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135개국으로 구성된 개발도상국 대표들은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확대를 주장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실무그룹 회의는 물론 18일 정상회의에도 불참하겠다며 회의 보이콧 입장을 발표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둘러싼 선진.개도국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여성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박사를 15일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 개막식에서 12번째 유엔 평화사절로 공식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타이 박사는 지난 1997년부터 케냐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시작해 이를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시켜 지금까지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운동으로 확산시켰으며,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인권 운동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반 총장은 "마타이 박사의 환경 보존과 지속 개발을 위한 오랜 헌신은 전세계의 평화를 위한 사절로 부족함이 없다"면서 "그녀는 특히 기후변화 관련 평화사절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임명하는 유엔 평화 사절로는 다르푸르 사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은 배우 조지 클루니를 비롯해 마이클 더글러스, 스티비 원더, 첼리스트 요요마, 지휘자 대니얼 바렌보임, 권투영웅 무하마드 알리, 타계한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있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