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기 수송기 최종 목적지 불투명"

태국 당국은 15일 불법 무기 운송 혐의로 억류된 그루지야 국적 화물기에 적재된 북한산 무기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더 네이션 등 태국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태국은 지난 12일 돈 므앙 공항에 재급유를 위해 착륙한 화물기를 억류한 뒤 화물기에 적재돼 있던 북한산 무기를 압류, 이 나라 중앙부의 나콘사완주(州) 타크리 공군 기지로 이송했다.

파니탄 와타나야곤 태국 정부 부대변인은 "화물기 억류 당시 진행된 임시 조사에서 로켓용 추진 폭탄과 견착식 미사일, 다양한 로켓, 무기 부품 등이 화물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파니탄 대변인은 "무기 전문가들이 화물기 억류 이후 개봉하지 않은채 보관돼 있는 밀폐 용기 등을 조사할 것"이라며 "해외 무기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 상카위짓 태국 공군 소장은 14일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서는 화물기내에 핵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 뉴욕 타임스는 14일 인터넷판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운용하는 공중조기경보기(AWACS) 타격용 미사일인 `K-100'이 압류된 화물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태국 정부는 억류된 승무원 5명의 구금기간을 12일 연장해 화물기 수송 경위와 최종 목적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승무원들은 화물기에 적재된 상품들이 원유 시추 장비인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불법 무기 운송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억류된 화물기의 최종 목적지와 관련, 파니탄 부대변인은 "승무원들이 중동 지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하기도 했지만 정확한 목적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최종 목적지로는 억류된 화물기의 비행 경로상에 있었던 스리랑카와 우크라이나 등을 비롯해 무기 수요가 있는 파키스탄, 미얀마, 아프리카 지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시몬 베이지먼은 불법 무기거래 조사에서 비행 계획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하고 압류된 무기의 목적지가 아프리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 무기가 전투기나 탱크 등 정규군 장비를 겨냥한 화기로 반군에 의해 주로 사용된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아프리카의 무장단체로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파니탄 부대변인은 "무기 거래상들은 다양한 국가들을 상대로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북한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외교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