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둘러싼 여야대치 장기화 조짐
일각 "예산안 처리, 해 넘길 수도" 비관론 대두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날선 대치로 12월 임시국회가 난항 속으로 빠져들면서 예산안 조기 처리 및 조기 집행이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뢰설'이 불거지면서 정국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의 예산공방이 한 전 총리 수사를 둘러싼 정치공방으로 확장될 조짐이어서 임시국회는 험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파행의 장기화로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불참을 선언한 민주당을 향해 "산적한 민생현안과 서민과 직결된 예산 문제를 놓고 파행과 외면의 길을 택하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건없는 예산심사를 촉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예결위 참여를 선언한 바로 다음날 (계수조정)소위 불참을 선언하는 것은 너무 왔다갔다하는 행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을 `게임룰에도, 관중에도 관심없는 축구팀'에 비유했다.

이에 대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국토해양위의 지난 8일 4대강 예산 기습처리를 언급, "한나라당의 날치기는 완전히 고질병"이라며 "국토해양위에서 날치기해놓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민주당을 향해 삿대질을 한다"고 비난했다.

정 대표는 이어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려서 국회가 국회법과 국민의 뜻에 의해 제대로 운영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수사를 놓고서도 날카로운 공방이 이어졌다.

정세균 대표는 "검찰의 태도는 수사가 아니라 야당을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작 수준"이라며 "검찰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로 흠집을 내고 야당에 타격을 주려는 것이라면 국민이 속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중계방송식 수사에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친노세력이 `야당 탄압'이나 `개혁세력 죽이기' 등 정치사건으로 몰고 가는데 우려를 금치 못한다"며 "이들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 전 총리 (사안)의 본질은 금품수수 여부이므로 소환해 밝히면 된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같다며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국회 예결위의 이날 비경제부처 대상 예산안 심의에서는 대북 쌀지원 문제,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보호병력 파견 등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김정훈,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회동, 예산안, 노동관계법 처리 일정 등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