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공동성명 이행작업 조기 재개 희망"
"평화협정 6자재개후 논의"..김정일 만나지 않아
후속대화 가능성..우선순위 신경전 벌인 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2박3일간 평양을 방문하고 10일 서울로 돌아온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자회담 재개여부와 관련, "미.북 양국이 6자회담 프로세스 재개의 필요성에 대해 공통이해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6자회담 프로세스의 중요성에 동의했으며 9.19 공동성명 이행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북한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지 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이는 6자 당사자간에 추가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기간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한차례 회동하고 김계관 부상 등 외무성 고위관리들과 수차례 만나 ▲6자회담 복귀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과 9.19 공동성명 이행의 중요성에 일정한 공감대를 표시하면서도 한반도 평화협정과 북.미 관계정상화 논의가 우선돼야 하고 유엔 안보리의 제재도 원칙적으로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즈워스 대표와 북한의 외교정책을 실무적으로 주도하는 강석주 외무성 부상간의 만남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원칙적인 공감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재개 시점 등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북미 대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회견에서 북한의 9.19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 "공동성명의 중요성에 대해 어느정도 공통의 이해에 도달했다"며 "9.19 공동성명에서 우리가 이행했던 작업을 조기에 재개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또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논의와 관련, "6자회담 당사국들은 한반도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언젠가 대체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6자회담이 재개되면 비핵화에 대한 논의에 추진력이 생기고 우리 모두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할 준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어 "북한측에 9.19 공동성명의 모든 요소의 완전이행에 대해 확인하고 의지를 확인해줬다"며 "모든 요소는 비핵화, 평화체제, 6자회담 당사국의 관계정상화와 경제지원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주장과 관련, "(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북측의 발표가 있었지만 우리가 대화를 재개하게 되면 중요한 문제로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 및 친서소지 여부와 관련,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고, 만나지 않았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문제와 관련해서는 저 자신이 바로 메시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오후 서울에 도착한 뒤 평양방문 내용을 본국에 전화보고했으며 앞으로 며칠간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결과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보즈워스 대표와 면담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유용한 대화였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추가 대화여부와 관련, "(북.미간에)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북.미간에 뉴욕 대화채널이 있고 다른 나라도 있는 만큼 다양한 상호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10일 저녁에는 유명환 외교장관과 만찬 회동을 했으며, 11일 낮 오산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이동해 중국 고위관리들과 만나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이어 12일 일본 도쿄, 13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차례로 방문한 뒤 15일 워싱턴으로 돌아간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