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과 보건복지가족부,대검찰청,통일부가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청렴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여론조사 기관인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와 닐슨컴퍼니코리아에 의뢰해 중앙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시 · 도교육청,공직 유관단체 등 478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청렴도는 공직자가 금품 · 향응 수수 등 부패행위를 하지 않고 투명하고 책임 있게 업무를 처리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민원인이 평가한 외부 청렴도와 내부 직원들이 스스로 평가한 내부 청렴도를 합산해 산출한다.


◆공공기관 청렴도 소폭 개선

39개 중앙 행정기관 가운데 청렴도가 가장 낮은 기관은 경찰청으로 10점 만점에 7.48점을 기록했다. 보건복지가족부(7.83점),대검찰청(7.88점),통일부(7.89점)도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왔다. 특히 경찰청은 직원들이 평가한 내부 청렴도에서도 꼴찌를 차지했다. 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9.43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성부도 9.26점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대기업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11위에 올라 작년(39위) 대비 28단계 상승했다. 문화재청과 국방부도 올해 각각 17위,7위를 기록해 작년보다 26단계,23단계씩 올랐다. 반면 신종플루 여파로 홍역을 치른 복지부는 작년보다 22단계나 밀렸다. '안원구 전 국장의 뇌물 수수' 사건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국세청이 내부 청렴도에서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16개 광역시 · 도 가운데는 경상남도(8.09점),울산광역시(8.10점),부산광역시(8.28점) 등의 순으로 청렴도가 낮았다. 광주광역시는 9.41점으로 1위였다. 공기업 등 공직 유관단체 20곳 중에서는 토지주택공사(8.11점)와 농협중앙회(8.22점)의 청렴도가 가장 낮았다.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9.48점으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시 · 도교육청 중에서 대구교육청(7.08점)이,지역교육청 중에서는 대전동부교육청(5.79점)이 꼴찌였다. 권익위는 청렴도를 종합 분석한 결과 160개 공공기관의 종합 청렴도는 8.51점으로 작년에 비해 0.31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위법 · 부당 예산 집행 여전

민원인들이 평가한 외부 청렴도는 소폭 개선됐지만 공직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내부 청렴도는 되레 악화했다. 권익위는 "민원인들의 금품 향응 제공률이 떨어진 반면 기관 내부의 인사 관련 부패나 위법 · 부당한 예산 집행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에 금품을 제공한 민원인들의 제공 규모는 평균 135만원이었으며 향응은 81만원이었다.

권익위는 청렴도가 미흡한 기관에는 페널티 부과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개선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또 기관 평가와는 별도로 고위 공직자 4500명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내년 상반기(1~6월)에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