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총리 문제인식 안이..말도 슴벅슴벅"
홍사덕 "세종시 민관위 언행 조심해야"

정부에서 세종시 수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향해 9일 한나라당 내에서 비판이 터져나왔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 이날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총리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가 지난 7일 4차회의에서 한국행정연구원등 3개 연구기관으로부터 ▲원안대로 9부2처2청을 옮기는 안 ▲1-2개 부처로 최소화하는 안 ▲백지화하는 안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고한게 도마 위에 올랐다.

홍사덕 의원은 "민관합동위가 부처 이전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기조 위에서 안(案)도 아니고 안이 아닌 것도 아닌 가안을 발표했다"며 "그쪽은 지금쯤 여론조사에 들어가서 백지화에 대한 지지율이 다만 1-2% 올라가면 그 자료를 들고 부지런히 청와대를 쫓아갈 준비를 할 것인데 이것은 안될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국민과 정부 사이에 위치한 당 (세종시)특위가 모든 지혜가 담긴 타협안을 낼 때까지 민관위는 모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민관합동위는 정 총리와 송석구 가천의대 총장의 공동위원장 체제이기 때문에 이 같은 발언은 정 총리를 겨냥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 의원은 또 "정부부처 이전 반대 논리인 `비효율'도 과학적으로 계량화해야 한다"라며 "호남고속전철이 2014년 개통되면 과천에서 청와대까지 기존 45분에서 20~30분 밖에 더 걸리지 않는다.

또 9부ㆍ2처ㆍ2청의 공공기관 직원 중 중앙에 올 사람은 많아야 270명이다.

이것이 국정을 그르치는 듯 얘기하는 것을 당이 그대로 받아서는 안된다"라며 구체적 수치를 들며 수정안 필요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반박했다.

홍준표 의원은 정 총리가 지난 2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정부부처가) 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다갈 수도 있다는 것은 위헌으로 헌법을 바꿔야 한다.

총리가 어떻게 이런 말을 슴벅슴벅 하는지 걱정"이라며 "최근 총리실에서 쏟아내는 말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 총리가 지난 7일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 "한정된 재정여건에서 지역주민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한다면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답변한데 대해서도 "말하자면 이것은 `4대강 예산에 투입해 복지 예산이 줄었다'는 야당의 논지와 같은 답변"이라며 "총리가 문제 인식이 좀 안이하고 진지하지 못하다"며 공격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이나 세종시 문제는 정부 여당의 명운을 걸고 하는 것으로 행위는 행정부에서 하지만 책임은 당이 진다"라며 "행정부 관료는 나가버리면 끝나지만 우리는 지방선거, 총선, 대선에서 책임을 진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당과 이 정부가 같은 목소리로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국민홍보를 해야 하는데 총리가 진중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답변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진중하고 치열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