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달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는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협약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이 대통령이 이 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코펜하겐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현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을 놓고 이견이 커 최종 합의는 2010년으로 미루고 대신 포괄적인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더욱이 유럽 이외의 주요 국가 정상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도 코펜하겐행 포기의 한 이유였다.

그렇지만 지난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발표가 있자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가게 되면 회의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잇달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내놓았다.

우리나라도 지난 17일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배출 전망치(BAU)' 대비 30%까지 줄이는 방안을 확정한 만큼 이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직접 우리의 방안을 설명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7일 "아직까지 이 대통령이 갈지 여부에 대해선 결정되지 않았다"며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