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방문..`4대강 반대' 민주당 겨냥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4대강 살리기 희망선포식(기공식)'이 열린 광주 영산강을 직접 찾았다.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 개최하는 희망선포식은 이날 영산강과 금강에 이어 오는 27일 한강과 낙동강에서 각각 열리는데, 이 대통령이 이 가운데 특별히 영산강 행사에 참석한 것은 여러 함의가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새해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비판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고, 특히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도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숙원 사업으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환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라는 것.
이 대통령이 이날 희망선포식에 앞서 광주시내 한 식당에서 호남지역 기관장 및 경제, 언론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취지를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도 "영산강 살리기는 여러분의 꿈이자 대한민국의 꿈이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영산강 살리기가 가장 먼저 착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영산강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또 "이제 호남의 숙원이 풀리게 됐다.

이제 호남의 오랜 꿈이 이뤄지게 됐다"며 "영산강은 4대강 중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것에 대해 "마음은 있되 몸이 올 수 없는 형편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호남지역 인사들과의 오찬에서도 "(광주, 전남은) 제일 자주 오는 곳이다.

금년 4번째 방문하는 것 같다"면서 "저는 위기 속에서 광주, 전남이 특히 서민들의 삶에 전적으로 관심을 갖고 여러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 시절 `호남운하 프로젝트'와 관련, 영산강을 잇따라 방문한 인연도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1월 전남 나주시청에서 열린 `영산강 학술심포지엄'에 참석, "21세기 해양시대를 여는 데 광주, 전남이 서 있다"면서 호남발전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이듬해 4월에는 직접 보트를 타고 영산강을 둘러본 뒤 자문교사단과 함께 수질검사를 하면서 "뱃길을 살리기에 앞서 물길을 살려야 한다.

영산강이 5대 하천의 하나인데 수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었다.

이날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당시 경험을 소개한 뒤 "호남의 젖줄이라고 하는 영산강이 4대강 중에서 가장 오염돼 있었다"면서 "이제 죽었던 영산강이 다시 깨어 생명과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맑은 강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남 방문에서 최근 경제상황을 진단하며 최근 일각에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출구전략'에 대해 다시한번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서 "내년 한해 더욱더 긴장 속에서 해야 한다"면서 "중환자가 회복되는데 회복 초기에 환자도 조심해야 하고, 치료하는 사람과 간호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고 잘못하면 다시 나쁘게 될 수 있다"며 이른바 `더블 딥'을 경계했다.

오찬에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이 대통령의 경제리더십을 평가하며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지지와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인사말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G20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품격을 크게 높여온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과 녹색성장 정책의 성공을 통해 선진일류국가의 성공한 지도자로 남기를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논란도 있지만 영산강 만큼은 오랫동안 뭔가를 하지 않으면 강으로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다 함께 갖고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큰 리더십을 발휘해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이 편하게 살면서 미래희망을 갖고 사는 시대를 열어가길 기원한다"고 덕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