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1일 `코리안 특급'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해외파 야구 선수들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소문난 야구광인 정 총리는 전날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박찬호,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김태균(지바 롯데 입단예정) 등을 초청, 막걸리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정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 1년에 최소 10여차례 직접 김밥을 사서 야구장을 찾아 관전해 왔고 일일 야구해설자로 나설 정도로 해박한 야구 지식과 야구에 대한 애정을 자랑해왔다.

서울대 총장 시절에는 "총장을 그만두고 나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총리가 된 뒤에는 한번도 야구장을 찾지 못했다.

특히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당시에는 시구 제의를 받았지만 일정상 무산되면서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은 정 총리와 박찬호 후원사 측과의 평소 친분으로 마련됐다.

정 총리와 박찬호는 같은 충남 공주 출신이기도 하다.

만찬에서 정 총리는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애로를 청취하며 야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특히 미국 프로야구 진출 15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박찬호 선수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면서 뉴욕 양키스에 패해 챔피언 반지를 놓친 일에는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베어스의 열성팬인 정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팀은 1977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의 뉴욕 양키스로, 미국에서 유학생과 교수로 지내던 시절에도 틈나면 뉴욕 메츠와 양키스 경기를 보러 갔다고 한다.

정 총리의 한 지인은 "총리가 그동안 세종시 등 현안에 신경을 쓰느라 평소 좋아하는 야구도 가까이 못했다"며 "오랜만에 야구 얘기를 나누며 활력을 되찾고 분발하기 위한 자리"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