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 구상과 관련해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의견조사를 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전경련의 핵심 관계자는 22일 "이 사안을 놓고 기업들의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다"면서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기초적인 의견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에 대한 기업의 역할과 입주에 따른 인센티브 등 정부에 구체적으로 바라는 점 등을 설문조사 형식으로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일각에서 여러 기업의 이전설이 대두하고 있으나, 현 시점이 입주 희망기업을 조사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기업들의 의견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제시된 인센티브 외에 업종별, 기업별 인센티브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경련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세종시 세일즈'를 주도하는 정운찬 총리와 전경련 회장단 간의 회동이 이뤄지고 나서 구체화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경련은 조사 결과를 취합해 정부에 재계의 의견으로 전달하는 등 `조율사' 역할을 맡을 방침이다.

한편 재계는 정부가 세종시로 기업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와 관련, 지난 17일 정 총리와의 회동에서도 "세종시에만 지나치게 많은 지원이 집중돼 다른 곳에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형평에 어긋나는 지원을 받고 세종시에 입주했다가 특혜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이런 문제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롯데의 맥주공장 이전설이 나오자 이를 유치하려고 했던 김천시가 반발하는가 하면, 한국전력의 본사 이전설이 거론되자 한전 본사를 유치하려던 나주에서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인구 50만명의 도시로 가 이윤이 예상된다면 투자하지 않을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이전할 여건을 잘 만들어주면 대부분 기업들은 가는 쪽으로 긍정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