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가동을 위해 미국과 중국이 고위 당국자를 잇달아 북한에 파견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사진)가 다음 달 8일 방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황쉐핑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량광례 국방부장이 오는 22일부터 12월5일까지 북한과 일본,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4~5명 정도로 이뤄질 방북단을 이끌고 북한에 1박2일간 머무르면서 북 · 미 양자대화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보즈워스 대표는 평양에서 하루 한나절(a day and half)가량 머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북단으로는 성 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데릭 미첼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방북단의 체류 일정을 짧게 잡고 규모를 최소화한 대목은 미국이 의도하는 양자대화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번 대화가 북 · 미 간의 새로운 협상이나 담판이 아니라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토록 설득하는 실무작업을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다. 양자 협상과 담판에 따른 결과물은 6자회담 틀 내에서 북핵 해결을 주창해 온 미국의 약속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을 방문한 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6자회담 관련국에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멍샹칭 중국 국방대 전략연구소 교수는 "량 부장의 북한 방문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