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시간20분'짜리 짧은 방한 일정은 철통보안 속에 이뤄졌다.

최첨단 장비를 갖춘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전용 헬기인 '머린 원'의 동원에다,'야수'라는 별명을 가진 방탄 차량인 GM사의 6억2000만원짜리 캐딜락 등 대부분의 운송 장비를 미국 현지에서 공수해왔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은 한 · 미 정상회담과 오산의 주한 미군기지 방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공개로 이뤄지는 등 마치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후 7시45분쯤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오산 미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어 전용 헬기''머린 원'으로 숙소인 서울 하얏트 호텔로 이동했다. 한 · 미 합동 경호작전에는 양국 경호팀 외에도 1만3000여명의 군 · 경이 동원됐다.

이튿날인 19일 오전 호텔 지하 주차장에 두 대의 캐딜락이 등장했다. 경호용으로 캐딜락 한 대가 추가로 동원된 것.오바마 대통령은 세종로 미국 대사관에 잠시 들러 직원들을 격려한 후 전담 경호대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오전 11시께 청와대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오전 11시15분 시작해 낮 12시23분에 마쳤다. 이어 두 정상은 환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갔다. 기자회견 후 두 정상은 오후 1시10분부터 2시30분까지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머린 원 헬기를 타고 오산 미군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뒤 오후 4시쯤 미국으로 떠났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