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원론적 화답 불구 구체적 보따리 풀진않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17일 정운찬 국무총리를 초청해 `거나한' 막걸리 만찬을 가지면서 정부의 세종시 구상에 대해 원론적으로 화답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세종시 관련 대기업들의 구체적인 역할론이 뚜렷이 도출되지는 않았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13명의 회장단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가진 만찬에서 정 총리와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의미로 막걸리 누보 잔을 기울였다.

만찬은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시작해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만찬에 참석한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했다"면서 "병이 작아서 여러 병을 비웠고, 막걸리 잔이 꽤 돌았기 때문에 취한 분도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에 앞선 환담에서 조 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이날 호스트를 한 정 회장을 치켜세우자 정 회장은 "뭐 그런 말씀을..."이라며 겸손을 표시했다.

정 총리는 또 박용현 두산 회장에게 "제가 (서울대) 총장을 할 때 서울대병원장으로 모셨던 분"이라며 친분을 과시했고, 최태원 회장에게는 "SK가 야구를 져서.."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전무는 "정 부총리가 회장단에 평소 아는 분들이 많아서 여러 이야기가 아주 많이 오갔고 세종시가 잘돼야 한다는 얘기도 많이 나눴다"면서도 "개별 기업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정 총리가 "세종시를 명품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 정부의 방침에 대해 역설하면 회장단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대답했다는 것.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와 관련 개별 기업의 공장 이전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나눈 이야기는 없지만, 원칙적으로 재계가 정부의 구상에 화답했고, 정 총리는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