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의날' 간부가 보초..공부시간 배려
PC방사용.영화상영도 늘려

군이 외출과 외박, 면회 금지와 휴가 제한 조치에 따른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묘안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군 당국은 확산 일로에 있는 신종플루의 군내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4일부로 휴가를 제한하고 외출과 외박, 면회도 시한부 중단 조치를 내렸다.

각 군은 부대 지휘관 재량으로 체육활동을 활성화하거나 기존에 해오던 영화상영이나 PC방 개방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사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이처럼 군이 `병심(兵心)' 달래기에 나선 것은 이번 조치로 병사들의 가족과 애인 등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데다 자칫 병사들의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전투력 저하나 또 다른 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공군은 계룡대와 작전사 근무지원단 소속 군악대 2개팀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각 비행단과 격오지 부대를 돌며 특별 위문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병사들 앞에서 갈고 닦은 중창과 마술, 비보이 공연 등을 선보이고 노래자랑 등 각종 장기자랑도 실시해 병사들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줄 계획이다.

광주의 1전투비행단은 휴가제한 조치가 내려진 직후인 지난 7일 `병사의 날' 행사를 열어 부대 내 동아리 공연과 장기자랑을 실시했다.

이날만은 보초를 비롯한 모든 근무를 간부들이 서는 등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는 게 공군 관계자의 귀띔이다.

부대는 이날 간부들이 동석한 가운데 병사들에게 막걸리와 소주 한 잔씩을 `하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식도 진행됐다고 한다.

5전술공수비행단은 탁구장과 당구장, 노래방, 헬스장 등 병사들의 복지시설 이용시간을 평일과 주말에 각 1시간과 3시간씩 늘리는 한편 주말과 휴일에만 상영하던 영화를 평일인 목요일에도 상영토록 해 병사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8전투비행단 역시 2주에 한번 주말과 휴일에만 상영하던 영화를 매주 상영토록 하고 금요일에도 추가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9전투비행단은 이달 말까지 야구, 농구, 족구, 배드민턴, 탁구 등 스포츠 리그를 운영해 우수 대대에 상금을 주기로 했다.

상금은 푸짐한 회식에 쓰일 예정이다.

서울에 있는 복지단도 PC방과 DVD방을 주말에 개방키로 했다.

육군은 음악밴드와 사물놀이, 바둑 등 기존에 시행하던 동아리 활동을 더욱더 활성화하고 PC방과 노래방, 탁구장 등의 시설을 철저히 활용토록 했다.

23사단은 병사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난 14일 음악동아리 공연을 하고 슈퍼스타, 불사조란 이름을 붙여 자체적인 축구리그를 활성화키로 했다.

1군사령부와 36사단은 기존에 토요일만 했던 영화상영을 일요일과 전투휴무일도 가능토록 했고, 75사단은 공개 칭찬하기, 스트레칭 체조, 웃음체조 등 `병영 스트레스 제로화' 프로젝트 시행에 들어갔다.

육군 관계자는 17일 "PC방, 노래방, 운동시설 이용 등 기존에 주어졌던 시간을 100% 보장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스트레스가 해소될 것으로 판단해 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통제로 인한 생활제한과 병영 스트레스 증가 등을 고려해 각종 통제도 지휘관 권한 범위에서 최대한 탄력적으로 실시토록 했다"고 말했다.

최근 `대청해전' 등 서해상 긴장으로 피로가 누적된 해군2함대는 매주 생활관에서 하던 영화 감상 시간에 팝콘 무료제공 서비스를 도입했다.

3함대는 토요일과 일요일 각 1번씩 상영하던 영화를 2회씩으로 증편했다.

작전사 소속 원산함은 주말에 개인별 자격증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하는 동시에 평일 오후 6시까지 운영하던 노래방 운영시간을 9시까지로 연장했고, 독도함은 주 1회이던 동아리 활동을 2회로 늘리고 PC방 운영시간도 2시간 늘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