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일본 민주당의 성공사례를 배우러 12일 일본에 집결했다.

일본 민주당이 전후 54년간 이어진 자민당 패권에 종지부를 찍고 정권교체를 이룬 것에 대한 벤치마킹에 나선 것이다.

특히 10.28 재보선 후 `탈이념, 생활정치'를 새 기치로 내건 정 대표로서는 이런 변화의 화두를 구체화하기 위한 첫 행보에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방일 첫 공식 일정으로 집권 민주당의 막후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과 면담한 데 이어 당초 일정에 없었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과도 회동, 한일 외교 현안과 양당 교류방안에 대해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양당 간의 끈끈한 관계를 반영하듯 이날 면담은 시종 덕담과 격려가 오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카다 외상은 "2012년에 재집권하기 위해 일본 민주당을 벤치마킹하려 한다"는 정 대표의 말에 "우리도 야당 때 한국 민주당을 많이 연구했다"며 오히려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카다 외상은 "우리가 야당으로 방한했을 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잘 대해주고 협력해줘서 고마웠다"고도 했다.

정 대표 일정과는 별도로 국회 한일의원연맹 법적지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최고위원은 13일 일본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인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외무성 부대신과 만난다.

17대 국회 때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었던 문희상 국회 부의장과 차세대 한일민주의원포럼 대표인 원혜영 의원, 강봉균 서갑원 의원 등도 일본 민주당의 핵심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갖는다.

일본 민주당은 이번 인적 교류를 하토야마 정권 성공을 위한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전언이다.

열린우리당의 실패 원인을 직접 듣고 이를 정권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것.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유될 정도로 취임 초부터 미국에 대한 저자세에서 벗어난 `균형 외교'를 추구하면서 보수층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둔 송 최고위원은 오카다 외상에게 "열린우리당처럼 정권을 넘기지 않길 바란다.

우리의 경험을 전수해줄테니 오래 집권하길 바란다"고 말했고, 오카다 외상은 "우리도 야당을 해봐서 잘 안다"고 이해를 표시하는 등 양당간 협력 증진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도쿄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