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일반병으로 지원 입대할 수 있는 '여성 지원병 제도'가 장기 과제로 검토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국방부가 병역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여성 지원병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2011년까지 검토 작업을 끝내고 시행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비공개 책자인 '국방부 인사정책서'에는 여성 지원병제 도입 검토 방안이 게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여성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국방부가 병역자원 부족 현상 해소를 위해 여성 인력 활용 방안을 공식 검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현재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로만 군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일반 사병으로도 군복무를 할 수 있어 병역 의무와 군필자 가산점을 둘러싼 남녀 차별 논란도 사라지게 된다.

국방부는 자원 입대하는 여성 병사가 남성 병사들과 함께 복무할 수 있는지,여성이 병사로 복무하는 것이 적합한지,여성 지원병제가 병역 의무의 남녀 형평성에 맞는지 등을 심층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또 여성 병사를 배치하게 될 직위(특기)는 물론 여성 병사가 생활하는 병영시설을 어떻게 바꿀지 등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여성들이 월급을 받는 장교와 부사관에 지원하지 않고 일반병으로 지원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2020년 이후 줄어드는 병역자원 충원 대안의 하나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군과 병무청은 현재 68만여명인 병력이 2020년 이후 51만여명으로 감축되지만 출산율 저하 등으로 현역 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지원병제 도입 시기는 202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여성들은 전투병이 아닌 기술직 쪽으로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서는 누리꾼들의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린 기사에는 한나절도 되지 않아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고,다음에서 실시한 찬반 설문조사에도 5시간 만에 1600여명이 투표를 할 정도로 누리꾼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