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설득 시작, 야권 접촉 이어갈듯

여권이 11일 속도감 있는 세종시 수정 추진을 선언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세종시 대안을 연내 확정키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세종시 관련 첫 고위당정회의를 개최, 세종시 해법찾기에 속도를 낸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당정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 "세종시는 중대한 문제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만큼 가급적 연내에 마무리를 짓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야권과 무한대치 상태인 데다, 친박(친박근혜)계의 반발에 따른 여권내 분열 양상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세종시 수정론이 어려움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국론분열로 이어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비롯해 향후 정국의 험로가 예상된다는 위기감도 깔려있다.

이에 따라 총리실을 중심으로 한 정부가 대안 마련을 주도하고 당과 청와대가 이를 지원, 세종시 수정에 나서기로 했다.

정운찬 총리는 당초 내년 1월말로 예정된 대안 마련 작업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여러 대안에 대해 속도감 있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세종시는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국정현안으로, 국론분열이나 사회갈등으로 치닫기 전에 좋은 대안,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청와대도 총리와 당의 (세종시 추진) 방침을 충실히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정은 세종시 대안을 시급히 마련하면서도 충청도민이 환영하고 국민이 납득하는 방안이 되도록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5일부터 총리실 산하 `세종시 실무기획단'을 가동한 데 이어 6일 관련 11개 부처가 참여하는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첫 회의를 갖고 세종시 수정을 위한 실무작업을 개시했다.

세종시 여론수렴 및 대안 심의 역할을 할 민관합동위원회가 16일부터 가동되면 대안 마련작업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당도 세종시 여론수렴 특위 인선이 완료되는 직후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여권은 정치권의 `세종시 수정 반발'에 대한 설득 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에 대한 접촉이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주호영 특임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박 전 대표를 만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내년초까지 대안을 만들려고 한다"며 세종시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간략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장관의 성격상 박 전 대표와의 만남에서 세종시와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의사를 전했는지 주목된다.

당 지도부와 일부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도 세종시문제를 둘러싼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친박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대표, 정의화 세종시특위 위원장 등은 특위 인선을 비롯한 세종시 문제를 놓고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한 중도우파 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선초회(선진화를 추구하는 초선모임)'도 지난 9월 친박 의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만큼 조만간 모임 명칭을 `선진과 통합'으로 바꾸고 세종시 문제에 대한 중재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이날 "야당과 논의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며 대야(對野) 대화도 병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