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 과정에서 자신의 후계자로 내정한 셋째 아들 김정은을 찬양하는 가요 '발걸음'을 소재로 한 소묘작품을 감상하고 북한 언론이 이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7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함경남도 정평군에 새로 건설한 금진강구창청년발전소를 현지지도하면서 금진강청년돌격대의 자료집과 돌격대원이 만든 시집, 소묘집 등 3권의 책을 직접 봤다.

조선중앙TV도 이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사진 여러 점을 내보내면서 김 위원장이 소묘집을 직접 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본 '소묘작품집'에 수록된 한 작품에는 후계자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이 큰 글씨로 쓰여있고 여성대원이 아코디언으로 연주를 하는 모습과 여성대원들이 발걸음을 맞춰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림의 배경으로 한줄의 악보도 담겨 '발걸음' 악보의 일부라는 추정도 나온다.

'발걸음'은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첫 찬양가요로 북한 최고의 작곡가라는 보천보전자악단의 리종오가 작사와 작곡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북한은 이 노래를 각급 단위에 조직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3절로 이뤄진 '발걸음'은 "척척 척척척 발걸음/ 우리 김대장 발걸음" 식으로 김정은을 지칭하는 '김대장'의 표현이 매절에 들어가 있고, 김정일 위원장의 2월 생일을 염두에 둔 '2월의 위업 받들어' 등의 표현으로 후계자 결정을 암시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에 대한 내부용 '위대성 교양자료'에서 이 노래를 "21세기의 수령 찬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각급 공연에서 '발걸음'이라는 노래공연을 직접 관람한데 이어 '발걸음' 노래를 소재로 한 그림작품까지 감상하고 이를 중앙TV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김정은 후계구도가 공고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TV가 전한 소묘그림에는 '발걸음' 그림 외에도 돌격대원들이 물막이 공사를 하는 모습과 돌을 져 나르는 모습 등을 그린 그림도 포함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금진강 구창청년발전소를 현지지도 하고 이들 그림을 그린 금진강청년돌격대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