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는 5일 "세종시에 적어도 2~3개 대학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대학과 MOU(양해각서)를 맺은 곳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서울대가 세종시에 57만평 규모의 제2공대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공대 강태진 학장은 이날 "7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종시에 제2캠퍼스를 짓는다는 초안을 마련해 최근 총장께 직접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제2공대는 학사 · 석사 · 박사 과정을 융합한 초학제 간 융 · 복합 학문 캠퍼스를 설립하며,교수 270명과 학생 65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또 "세종시 비효율의 핵심 문제 중 하나는 행정부와 입법부를 멀리 떼어 놓는 것"이라며 "정부 부처를 먼저 옮기고 기업이 오기를 바라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시의 초기 강력한 인구 유입과 고용 효과를 위해서는 행정기관 이전보다는 기업 위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유수 대기업 유치를 위해 기업들에 여러 인센티브를 주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내년 1월까지 충청권이 무릎을 칠 만한 대안을 낼 자신이 있다"면서 "현재 6~7%에 불과한 세종시 자족 기능 용지 비율을 20%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몇 번 말씀을 나눴는데 '원안대로'라는 생각은 안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세종시의 백지화나 무력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세종시 수정 추진이 혁신도시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세종시를 어떻게 만들든지 간에 이미 계획된 혁신도시는 제대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