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양자회담 개최 '결단' 압박용

북한이 폐연료봉 8천개의 재처리를 지난 8월말 끝냈으며 여기서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무기화하는 데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3일 주장했다.

통신은 '조선(북한)에서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지난 4월 조선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끌고 가 대 조선 제재를 발동한 때로부터 6개월이 지나갔다"고 상기시키고 "이 기간 조선은 6자 합의에 따라 무력화됐던 영변 핵시설을 원상복구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재처리 시설을 가동시켰으며 8천개의 페연료봉 재처리를 8월말까지 성과적으로 끝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초 북한은 유엔주재 북한 상임대표 명의로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고 이번 중앙통신 보도와 거의 같은 주장을 했었다.

통신은 3일 "국제법적 절차를 거쳐 정정당당하게 진행된 조선의 위성발사" 문제를 안보리가 상정 논의한 것 자체가 북한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이며 조선 인민의 존엄에 대한 엄중한 모독"이라는 것을 이미 천명한 바 있다고 상기시키고, "적대세력들의 가증되는 핵위협과 군사적 도발에 대처해 부득불 자위적 억제력 강화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통신은 추출된 플루토늄을 "핵억제력 강화를 위해 무기화하는 데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성 김 국무부 북핵특사와 접촉을 가진 후 북한 외무성이 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 형식을 통해 미국에 다자회담에 앞서 먼저 북미 양자회담을 갖는 '결단'을 촉구한 데 이어 3일 중앙통신이 재처리 완료와 핵무기화 성과를 거듭 주장하고 나선 것은 미국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채취공업부문 성과를 전하는 기사에선 "각지 우라늄 광산에서도 위훈이 창조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자체의 힘으로 건설하게 될 경수로 발전소의 핵연료를 원만히 보장하려는 일꾼들과 노동계급의 앙양된 열의와 줄기찬 노력투쟁에 의해 우라늄 광석 생산에서 획기적인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경수로 발전소의 자체 건설 주장을 거듭 상기시켰다.

이는 평화적 핵이용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자신들의 핵무기 강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역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양자회담의 시급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