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일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비중이 45.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현금성자산(33.7%) 기타(18.8%)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주식 비중은 조사 대상인 OECD 2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호주 연기금은 전체 자산의 59.1%를 주식에 투자, 조사 대상국 중 주식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아일랜드(52.3%)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 영국 연기금의 주식 투자 비중도 40%를 훌쩍 넘었으며 채권 비중은 20%대에 그쳤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주식 자산의 규모가 줄어들어 국가별 주식 투자 비중이 축소된 것이어서 지금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연기금은 지난해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덕분에 4.1% 수익을 올리며 터키(9.5%) 독일(2.2%) 등과 함께 유일하게 손실을 면한 국가에 포함됐다. 지난해 OECD 회원국 연기금은 평균 21.4% 손실을 입었으며 아일랜드 미국 호주 헝가리 등의 손실이 컸다.

올 상반기엔 글로벌 증시 회복으로 평균 3.5% 수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국은 5.4% 수익으로 조사 대상국 중 5번째로 높았다. 김 연구원은 "저금리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연기금도 주식이나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난해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손실폭이 큰 것을 확인한 상황이어서 주식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는 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