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 민간단체 간부 김모씨 등 3명은 2006년부터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2억8241만원을 자신들의 예금계좌로 빼돌렸다. 이를 숨기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 '포토 샵'으로 가짜 계좌이체증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포토샵을 이용해 실제 거래가 없었던 계좌이체증을 무려 234장이나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2.B 민간단체 팀장 김모씨는 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문예진흥기금 보조금 19억2000만원을 교부받은 뒤 5억여원 가까운 보조금을 불법 사용했다 적발됐다. 김씨는 지출증빙으로 이미 사용됐던 세금계산서와 계좌이체증을 또다시 제출하거나 허위로 작성된 소득세원천징수 영수증을 보조금 지출 증빙서류로 제출했다.

국가 보조금을 횡령한 민간 문화예술단체의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실시한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실태 감사를 통해 정부 보조금을 빼돌려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가 있는 예술가협회 문화예술단체 시민운동단체 등 16개 민간단체의 임직원 21명을 적발,이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2006년부터 3년간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3개 부처로부터 연간 8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543개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며 "지금까지 140여개 단체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전체 보조금 4637억원 중 500억여원이 부당하게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민간단체는 문화부 산하 14곳,행안부와 환경부 산하 각각 1곳 등 모두 16곳이었다. 문화부 산하 문화예술단체가 대거 적발된 셈이다. 여기에는 국내 최대 민간 문화예술단체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민예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감사가 중간 단계인 데다 정부 부처 산하 단체 전반으로 감사가 확대될 경우 민간단체의 보조금 형태로 줄줄 새는 국민의 혈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횡령 등 혐의가 있는 몇몇 민간단체 간부들은 자신들의 죄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촛불시위에 적극 가담한 이른바 '촛불단체'는 지원금액이 적어 처음부터 감사 대상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횡령 혐의자에 대한 검찰 수사 요청과 함께 부당하게 집행된 보조금에 대한 환수 및 관련 공무원 문책 조치에 착수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금 관련제도도 개선키로 했다. 감사원의 이번 민간단체 감사는 올해 4월 국회가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실태' 감사를 청구함에 따라 실시됐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