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국 5개 지역에서 실시된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강릉과 경남 양산 2곳의 승리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수원장안,안산상록을,충북 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 등 3개 지역에서 의석 수를 늘렸다. 야당이 사실상 중부권 벨트를 모두 쓸어담은 셈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3차례 치러진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3전3패를 기록하게 됐다. 1997년 이후 재보선은 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들어맞은 것이다.

'재보선에서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보다 야당에 유리하다'는 속설도 힘을 발휘했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9.0%로 최근 5년간 국회의원 재보선 평균(34.9%)보다 훨씬 높다. 이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던 올해 상반기 재보선 투표율 40.8%에도 육박,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경남 양산은 베드타운임에도 43.9%라는 높은 투표율를 기록했다. 18대 총선 당시 양산지역 투표율 40.5%를 크게 상회한다. 절대적 우세가 예상됐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초반 고전한 것도 이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지역주의 성향을 보인 충북 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은 42.9%를 기록했으며 △강원 강릉 40.3% △수원 장안 35.8% △안산 상록을 29.3% 순이었다. 신종 플루가 확산 일로인 데다 평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투표율이다. 선관위는 세종시 등 현안이 많았고 여야가 끝까지 접전을 벌인 것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향후 세종시 4대강 등의 현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여야 정치지형에도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충청권의 '바로미터'로 관심을 보았던 충북 4개군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승리함에 따라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접근이 한층 조심스러워질 전망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전패에 따른 한나라당 내 수도권 의원들의 책임론과 세종시,4대강 등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호/김유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