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는 이번 수도권 선거 승리의 1등 공신이다. 자신의 공천을 고사하며 지원한 이찬열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정치권 복귀의 명분을 쌓은 동시에 당내 입지도 마련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반성'을 이유로 칩거했던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수원 장안은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다는 점에서 손 전 대표의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이 후보의 지명도나 정치적 중량감이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승리는 손 전 대표가 직접 일궈낸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1년여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차기주자로서 변함없는 위력을 증명했다는 사실은 당내에서 손 전 대표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권에 비해 대중적 흡인력을 갖춘 대형 정치인이 부족한 상황인 민주당 내에서 손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개연성이 다분하다. 이번 승리로 손 전 대표의 대중적 이미지도 상당히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손 전 대표는 이번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계에 복귀하진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내 상황에 따라선 정치 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