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북한 외무성의 리근 미국국장이 2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에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 김 북핵특사와 만나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리 국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에 도착해 성 김 특사와 회동했다.

이들은 이날 회동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문제와 북미 양자대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 북미간 현안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리근 국장은 약 1시간에 걸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성 김을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며 말을 아꼈다.

미국측과의 추가 회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또 볼 수도..."라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배석했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김명길 공사는 "여기서 오늘 더 만날 계획은 없다"면서 "샌디에이고에 가서 보자"고 말해 향후 샌디에이고 등에서 북미 간의 추가 접촉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성 김 특사는 리 국장이 떠난지 50여분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건물을 떠났다.

미 국무부의 노엘 클레이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리 국장이 민간단체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했다"며 "리 국장의 방미 기간인 24일 성 김 특사가 북한의 비핵화와 6자회담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뉴욕에서 리 국장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북미간 비공식 접촉이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북미간 공식 대화를 준비하기 위한 양측의 물밑 조율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리 국장과 성 김 특사의 회동도 1시간 정도만 진행됐지만 협의를 마치고 나오는 리 국장의 표정은 밝아보여 논의가 원만히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리 국장은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밝게 인사를 하고 질문에 간단하게 답하기도 했다.

리 국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 5명은 전날 오후 뉴욕 JFK공항에 도착했으며, 샌디에이고로 이동해 26~27일 열리는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뒤 뉴욕에 돌아와 30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북한문제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에는 미국측에서 성 김 특사와 데릭 미첼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클레이 국방부 대변인은 설명했다.

(뉴욕.워싱턴연합뉴스) 김현준 박상현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