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A 정주성 박사 "전방근무자 18개월로"

육군 병사의 복무기간을 20개월로 하되 전방부대 복무 병사에 대해서는 18개월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문가가 주장했다.

KIDA의 정주성 책임연구위원(산업공학 박사)은 25일 KIDA가 발간한 '국방정책연구'(가을호)에 기고한 '중장기 병역정책의 과제와 발전방향'이란 제목의 특집논문을 통해 "국방개혁의 완료시점인 2020년에도 인력구조상 병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병 숙련기간을 고려해 복무기간을 차등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역정책 전문가인 김 박사는 "숙련기간과 숙련병 구성비를 고려한 육군병의 최소 복무기간은 기갑, 정비를 제외하고는 20개월 수준"이라며 "2020년대의 병력수급과 간부 획득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20개월 수준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육군병의 복무기간은 20개월까지로 단축하되 전방부대 병사는 18개월만 복무하고 나머지 지역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20개월을 복무하는 '차등복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제안했다.

국방부의 현역병 복무단축 계획에 의하면 육군과 해병대는 2014년 7월13일 입대자부터 18개월을, 해군은 2014년 6월2일부터 20개월을, 공군은 2014년 5월5일부터 21개월을 각각 복무하게 된다.

김 박사는 "전방부대 복무 병사는 전원 모집으로 충원해야 한다"면서 "해.공군도 육군과 같이 차등복무제의 시행이 가능한지를 깊이 있게 검토해 그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복무기간 단축이 군의 전투력과 2020년대의 병력수급, 간부 획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의 고려가 미흡한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차등복무제는 병 복무 단축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고 복무기간 단축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병역 형평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집총거부자에 대해서도 비전투분야에 한해 대체복무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단기적으로 종교적 병역거부권은 인정하지 않되 군내 비전투분야에 이들을 시범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균 사회복무 대상자의 2분의 1 수준인 300명을 상한으로 군내 복무 희망자에 한해 기초군사훈련 대신 업무 수행을 위한 교육만 받고 군내 비전투분야에 복무하는 방안"이라며 "이들의 복무기간은 30~36개월 수준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병역 이행 방안에 대해 김 박사는 "유급지원병제도가 2020년까지 제대로 정착된다면 2020년 이후 여성에게도 유급지원병으로 지원할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이후 병역 가용자원의 부족이 가시화하면 여성에 대한 병역의무 부과 필요성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 바람직한 병역제도는 안보 위협이 감소하고 병력이 대폭 감축되지 않는 한 징병제를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그러나 2020년 이후에는 징집 위주의 징모혼합제에서 '모집 위주 징모혼합제'로 완전히 전환하고 모집병의 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모병제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후반 이후에는 저출산 영향으로 병역의무 대상인 젊은 층의 인구가 감소하고 개개인의 파워가 증대되며 세계적인 모병제 전환 추세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사회도 모병제로의 전환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