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北김기남에 '잘못된 행동에 보상없다' 입장전달"
"김정일 대외활동에 대역 활용"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21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과 관련, "지난 6~7월 군 인사문제를 둘러싸고 아버지(김정일)와 충돌하는 일이 생기면서 김정일이 장성택, 김정은 리더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 소장은 이날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 조찬 세미나에 참석, "지난 8월 이후 후계논의가 물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 겸 노동당 행정부장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중앙위원회 경공업부장의 남편으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소장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차 방남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만났을 때 "지금이 어느 때인데, 군사적 도발로 문제를 풀려는 생각을 하지 말라"며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여러 사업은 북한이 하기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 김 비서에게 '잘못된 행동을 얼마 안 있다 원상회복 시켜놓고 마치 착한 일을 해가지고 보상을 받으려는 일은 이명박 정부에서 절대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남 소장은 최근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움직임에 언급, "쌀은 안 되고 옥수수를 3만t 범위 내에서 주겠다는 입장"이라며 "우리가 호의를 베풀기 때문에 북한도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상봉을 정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식량 지원이 있기 위해서는 북한이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한 명의 납북자, 한 명의 국군포로라도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소장은 김 위원장의 활발한 대외활동에 대해 "대역을 쓰는 경우도 있고 유사한 모습을 갖고 있는 배우가 세 명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 대외활동) 74회는 과장된 숫자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대화 전망에 언급, "양측이 의제, 수준, 의전을 놓고 물밑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 소장은 "미국은 보즈워스 대북 정책 특별대표가 특사인 만큼 김 위원장에게 직보하고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꼭 만나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보즈워스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야 하고 강석주를 만나려면 최소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