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8 재보선이 여야 거물들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물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김근태 전 의원,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매일 현장을 누비면서 선거판세도 요동치고 있다. 선거 결과는 이들의 향후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 대표는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내년 2월 조기전대론'을 잠재우고 내년 7월 전당대회까지 당내 뿌리내리기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거꾸로 패하면 지도력이 흔들릴 수 있다. 정세균 대표도 의미 있는 성적을 올린다면 '정세균 체제'가 굳건해지겠지만 패하면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다.

수원 장안 선대위원장을 맡은 손 전 대표는 이번 선거를 자신의 중간평가로 여기며 선거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지난 총선을 통해 일정 부분 세력 구축에 성공한 데다 이번 선거에서도 전과를 올린다면 당내 입지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산 상록을의 김근태 전 의원,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선거결과에 따라 김 전 의원과 문 전 실장의 거취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거물들의 대리전 양상이 가속화되면서 선거판세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수도권 2곳과 충북 중부4군(증평 · 진천 · 괴산 · 음성)의 경우에는 여론조사 1~2위가 수시로 바뀌고,후보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두가 뒤바뀌는 등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수원 장안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을 예상하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박찬숙 한나라당 후보가 박빙의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손학규 효과'가 힘을 받으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찬열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역전현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경기도 의원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선두 유지를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안산 상록을은 최근 단일화에 합의한 김영환 민주당 후보와 임종인 무소속 후보 간에 파열음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세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야권의 단일화 작업이 실패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충북 중부 4군은 반대로 여권의 단일화 여부가 관건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범구 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대수 한나라당 후보와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경회 후보가 단일화될 경우 역전 가능성이 높다.

구동회/민지혜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