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으로 알려진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비례대표 · 사진)이 이번 국감을 통해 'Mr.쓴소리'로 거듭났다.

이 의원은 정부의 실정에 홀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며 민감한 사안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자당 의원들과 차별된 모습을 보여왔다. '친박계이기 때문에 딴소리를 한다'는 당내의 비판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 의원은 자신만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의 소신은 이번 국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문방위에서 민주당의 문제 제기로 청와대 행정관이 이동통신업체 임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대해 "누가봐도 부당한 압력 아니냐.청와대 행정관이 기업 임원을 부른 것은 적절하지 않다. 청와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보다 더 강한 톤으로 청와대를 비판했다. 또한 최근 여론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였던 방송인 김제동씨의 교체 문제에 대해서도 "정권이 교체되고,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권이나 언론 모두 정도를 가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교체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내 대표적인 '호남통'인 이 의원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호남의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힘을 쏟았다. 이 의원은 13일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전남 나주로 이전계획이 잡힌 4개 기관이 지방 이전 진행 상황에 대한 업무보고를 하지 않자 강하게 항의해 해당 기관장들로부터 '정부방침을 따르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또 16일 국감에서는 전국 320개 극장의 2179개 스크린 가운데 시청각 장애인용 시설은 16개 극장에 16개(0.7%)스크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상영관에 한글자막 지원 장비를 설치할 것응ㄹ 주장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